열린부모교육학회 2026년 1월 부모교육칼럼: 이영은 교수(가천대학교 유아교육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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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열린부모 작성일26-01-19 17:08 조회14회 댓글0건본문
아이의 내일을 밝히는 말 한마디의 힘
2026.01.12우리는 흔히 부모의 역할을 큰 틀에서 생각하지만, 실제로 아이에게 가장 깊은 영향을 미치는 것은 때때로 아주 짧은 말 한마디입니다.
음악 활동을 이어가던 어린 빌리 아일리시는 어머니로부터 “네가 노력하는 그 자체가 축하받아 마땅해. 나는 네 존재 그대로를 사랑해”라는 말을 들으며 자신만의 목소리를 믿고 표현할 용기를 얻었습니다. 축구선수 손흥민 역시 아버지로부터 “축구는 즐기는 거야. 실수해도 괜찮다. 다시 하면 된다”라는 격려를 들으며 경기 결과보다 과정과 태도에 집중하는 법을 배웠다고 여러 인터뷰에서 밝혔습니다. 피겨스케이팅 선수 김연아도 어머니가 “결과보다 네가 얼마나 노력했는지가 더 중요해”라는 일관된 메시지를 전해준 덕분에 부담보다 성장을 바라보는 태도를 키울 수 있었습니다.
서로 다른 분야에서 세계적인 무대에 선 이 세 사람의 성장 배경에는, 부모의 짧지만 진심 어린 말 한마디가 아이의 가능성에 불을 지피는 강력한 힘으로 작용했다는 공통점이 있습니다.

흥미로운 점은, 이러한 따뜻한 격려가 단순히 마음을 편안하게 만드는 차원을 넘어, 뇌과학 연구에서도 효과가 입증되고 있다는 사실입니다. 부모로부터 긍정적인 말을 자주 들은 아동일수록 정서를 조절하고 타인의 마음을 이해하는 데 중요한 뇌 부위가 더 건강하게 발달한다는 연구들이 꾸준히 보고되고 있습니다. 또 청소년이 “잘했어”, “네가 자랑스럽다”와 같은 격려를 들을 때 보상 관련 뇌 영역이 활성화되어 긍정적 피드백을 받아들이는 힘을 키우고, 우울감 예방에도 기여한다는 결과도 있습니다. 인지심리학 역시 어떤 방식의 격려를 하느냐가 중요하다고 강조합니다. “정말 많이 해 봤구나”처럼 과정과 노력을 짚어주는 말은 아이의 성장 마인드셋과 도전 의지를 키우는 데 매우 효과적이며, 반대로 “너는 정말 똑똑해”처럼 타고난 능력을 강조하는 칭찬은 실패했을 때 쉽게 위축되거나 도전을 회피하게 만들 수 있습니다. 결국 부모의 말 한마디는 정서뿐 아니라 사고방식, 학습 태도, 뇌 발달에까지 영향을 미치는 강력한 자극이 될 수 있습니다.
그렇다면 부모는 일상에서 어떤 말을 아이에게 건네는 것이 좋을까요? 고전적인 부모교육서들은 공통적으로 ‘구체적인 묘사’와 ‘관찰의 언어’를 강조합니다. “장난감을 치웠네? 네가 정리해서 방이 훨씬 넓어졌어.”처럼 행동과 그 결과를 자연스럽게 연결해 주는 방식입니다.
《Calmer, Easier, Happier Parenting》은 이러한 방식을 ‘묘사적 칭찬’이라 부르며, 아이가 이미 잘하고 있는 작은 순간들을 포착해 사실처럼 말해주는 것이 가장 강력한 격려라고 이야기합니다. 《칭찬은 고래도 춤추게 한다》는 실수보다 잘한 순간을 먼저 보는 태도가 아이의 긍정적 행동을 확장한다고 말합니다. 더 나아가 《엄마의 말하기 연습》에서는 부모의 말투와 표정, 감정 상태까지 함께 돌아보는 것이 아이의 자존감을 지키는 데 매우 중요하다고 설명합니다. 결국 격려는 거창한 칭찬이 아니라, 아이의 행동을 있는 그대로 바라보고 그 의미를 짚어주는 것에서 출발합니다.
이러한 접근의 핵심은 비교보다 성장에 주목하는 데 있습니다. 다른 사람보다 더 잘했다는 식의 표현은 잠깐의 만족을 줄 수 있지만, 오래가는 힘이 되지 못합니다. 반면 “조금씩 나눠서 공부하니까 훨씬 잘 이해됐구나!”처럼 과정을 구체적으로 언급하는 말은 아이가 자신의 변화를 인식하고 성장을 바라보도록 돕습니다. “지난번보다 글씨가 더 또박또박해졌네.”와 같이 과거의 자기 자신과 비교하는 방식은 타인의 평가에 흔들리지 않는 안정감을 심어줄 수 있습니다. 또한 “신발을 가지런히 놓아줬네. 현관이 깔끔해져서 엄마도 기분이 좋아졌어.”처럼 아이의 행동과 그로 인해 생긴 변화, 그리고 부모의 감정을 자연스럽게 연결해 말하면, 아이는 자신의 행동이 누군가에게 긍정적인 영향을 줄 수 있다는 사실을 배우게 됩니다. 이러한 말들은 짧지만 아이 마음 깊은 곳에 조용한 자신감을 심어주는 토대가 됩니다. 그것이 바로 부모의 말 한마디가 가진 힘입니다.
글이영은 교수 (가천대학교 유아교육학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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