열린부모교육학회 2024년 9월 부모교육칼럼: 권경숙 교수 (성신여자대학교 교육대학원 유아교육전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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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열린부모 작성일24-09-06 12:13 조회433회 댓글0건관련링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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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존을 위한 선택: 어떤 ‘가치’를 남길 것인가?
2024.09.03사람들은 대체로 삶에서 좋은 일만 있길 바란다. 특히 자녀를 둔 부모라면 자기 자녀들의 인생이 순탄하고 행복하기를 원한다. 그러나 인생의 행로에는 기쁨의 오르막만 있는 것이 아니다. 예기치 않은 순간에 슬픔과 절망, 실패의 내리막 앞에 설 수도 있는 것이 인간의 삶이다. 이러한 난관 앞에서 우리는 어떤 선택을 해야 할까?
선택의 갈림길에서 필요한 것이 삶의 준거이다. 자신에게 가장 중요한 가치가 무엇인지 알 때 바른 선택을 할 수 있다. 사람의 모든 의사결정 과정과 행동 이면에는 중요하게 생각하는 어떤 가치, 방향성이 담겨 있기 때문이다. 무엇이 옳고 좋은지를 판단하는 기준이 되는 가치는 태어날 때 가지고 태어나지 않고 형성되는 것으로 대부분 부모의 교육을 통해서 전수된다.
우리는 부모로서 미래세대인 자녀에게 어떤 가치 형성의 기회를 마련할 것인가? 험난한 삶의 과정에서 만나는 수많은 난관 앞에서 무너지지 않고 스스로 자신을 일으켜 다음 여정을 이어갈 힘으로 어떤 가치를 알려 줄 것인가? 어떤 순간이라도 자기 자신과 공동체를 해하지 않고 공존의 삶을 선택할 판단 준거가 되는 가치는 무엇일까?
건강한 공동체를 함께 만들고 누리기 위해 우리가 함께 지녀야 할 가치로는 ‘협동, 정직, 존중, 책임, 질서, 배려, 협력, 감사, 성실, 인내, 책임, 사랑, 공감’이 있다. 또한 ‘다른 사람을 도와주어야 한다.’, ‘약한 사람은 보호해야 한다.’, ‘참되고 정직하게 살아야 한다.’의 개념도 자기 자신과 이웃, 더 나아가 건강한 사회에 필요한 가치로 언급되는 핵심 내용이다.
디지털과 인공지능 등 기술 발달로 삶의 급속한 변화와 미래의 불확실성이 가중되는 이때, 자신과 타인 그리고 공동체가 더불어 살아갈 수 있는 ‘인성’ 가치는 더욱 중요하다. 새롭고 혼란스러운 상황 속에서도 ‘나-너-우리-자연의 공존’을 위해 합리적으로 가치 판단할 수 있는 자녀로 성장할 수 있도록 도와야 한다. 특히 유아기는 인간의 기본적인 감정과 사고를 경험하는 시기이다. 따라서 부모는 일상의 삶과 놀이 속에서 자녀가 다양한 가치를 다루고 받아들이는 과정에 참여하도록 힘써야 한다.
글을 쓰면서 내 삶의 방향이 되는 가치는 무엇인가를 떠올려본다. 어릴 적 안방 문을 열고 들어가 고개를 들어 쳐다보면 보였던 액자 하나가 있었다. 그 속에는 ‘가훈: 역지사지(易地思之)’라는 글자가 있었다. 아마도 그 액자 속 글자의 의미가 삶의 방향이 되어 내 선택의 준거가 되었던 것 같다. 무심코 지나쳤던, 과거 유물이라 여겼던 벽면 속 ‘가훈’이 내 삶의 중요한 가치로 힘을 발휘하고 있었음을 새삼 깨닫는 시간이다.
어쩌면, 미래세대에 물려줄 공존을 위한 가치가 ‘가훈’이라는 이름으로 자리매김하고 있지는 않을까? 지금 내가 하는 선택의 근거는 어디에 있는가? 내 행동의 근거가 자녀에게 물려주고 싶은 가치가 담긴, 공전을 위한 선택이 되도록 부모의 삶, 어른의 삶이 먼저 본이 되는 사회를 기대해본다.
글권경숙 교수 (성신여자대학교 교육대학원 유아교육전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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