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열린부모교육학회 2024년 3월 부모교육칼럼: 조유나(김포대학교 유아교육과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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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열린부모 작성일24-03-07 14:45 조회207회 댓글0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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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이들에게 먼저 가르쳐야 할 힘- 존중

2024.03.06

지난해 12월 한 초등학교에서 자녀가 친구들로부터 따돌림 당했다고 생각한 부모가 무단으로 교실에 들어가 “네가 우리 아들을 놀렸냐”, “네 부모한테 그렇게 배웠냐”는 폭언을 하여 고발된 사건이 있었습니다(연합뉴스 23. 12. 13 기사 참조). 이 사건은 부모의 말처럼 친구들이 자녀를 따돌렸기 때문에 부모가 화가 난 것일 수도 있지만, 부모가 오해를 한 것일 수 도 있습니다. 자세한 조사 결과가 알려지지 않아 사건의 진위 여부는 알 수 없지만, 사실이 어떠하든 부모의 의사 표명하는 방식에서의 ‘무례함’은 변명의 여지가 없습니다.

 

웃고있는 두 아동

 

왕따, 따돌림이 심각한 사회적 문제임은 분명한 사실이지만 여기서 중요한 것은 부모의 ‘무례한 대처 방식’입니다. 이러한 부모의 태도와 방식은 그 자녀에게는 물론이고 그 상황을 접했던 친구들, 그리고 학교 전체에까지 미치는 부정적 영향력이 큽니다.

‘무례하다’라는 말의 사전적인 의미는 ‘태도나 말에 예의가 없다’는 뜻입니다. 말이나 태도에 예의가 없다는 것은 타인에 대한 최소한의 배려를 할 줄 모르고, 말이나 태도에서 사람에 대한 존중이 없다는 것을 의미합니다. 실제 무례한 행동을 경험하거나 그러한 상황에 노출되면 스트레스는 물론이고 정신적 충격이나 심하게 상처를 받게 됩니다. 이러한 무례함은 개인에게만 상처 주는 것이 아니라 이러한 사람들이 한 두 명만 있더라도 그 조직은 혼란스럽고 병들게 됩니다.

함께 잘 지내고, 함께 잘 살아 나가려고 애쓰는 힘, 그러한 능력을 ‘사회적 능력’이라는 용어로 표현할 수 있습니다. 이미 많은 연구를 통해서도 아동의 사회적 능력이 그들의 사회적 성공과 밀접한 관련이 있다고 밝혀지고 있습니다. 대부분의 부모들은 자신의 자녀가 친구들과 잘 지내고, 친구들에게 존중받는 것이 당연하게 얻어지는 결과라고 생각합니다. 자녀가 그렇게 지내지 않으면 자녀를 다그치거나 위 사례의 부모처럼 친구들을 위협하는 경우도 있습니다. 그러나 함께 잘 지내는 능력은 다그친다고 해서 발달하는 것이 아니라 어린 시기부터 주변의 사람들을 배려하고, 도와주고, 존중하며 살아가는 모습을 보고 경험해야 형성되는 능력입니다.

부모가 학교에 와서 우리 아이 무시하지 마라, 존중하라고 소리 지르는 모습이 과연 자녀에게 힘이 될까요? 이것이 자녀가 앞으로 살아갈 사회에서 어떤 경험으로 작용할까요? 깊이 생각해보아야 할 문제입니다.
내 자녀가 무조건 경쟁에서 이기도록 하고, 돋보이게 보일 수 있도록 한다면 성공이라는 좋은 결과는 얻을지 모르겠지만, 이것이 사람들과 서로 존중하고, 웃으며 서로 즐거움을 나누고, 함께 행복을 느끼며 살아가는 것과는 별개의 문제일 것입니다.

천국과 지옥의 차이에 대한 이야기가 있습니다.

천국과 지옥은  물리적 조건이 서로 똑같다고 합니다. 두 곳 모두 밥을 먹을 때 긴 젓가락을 사용합니다. 다른 사람을 돕고 착하게 살던 사람이 모여 있는 천국은 내 젓가락을 활용해 다른 사람을 먹여주다 보니 모두가 함께 맛있는 식사를 할 수 있습니다.
그러나 나만 알고 타인을 박해하는 사람들이 모여 사는 지옥의 사람들은 다른 사람은 신경도 쓰지 않고, 내 젓가락으로 나만 먹으려 합니다. 그러나 긴 젓가락 탓에 잘 먹을 수 없고 이 때문에 그야말로 아수라장이 되고 지옥이 된다는 것입니다.

우리 아이들이 살아갈 사회, 즉 미래 사회는 우리 아이들이 만듭니다. 서로가 서로를 존중하고 배려하면서 자신의 꿈을 이뤄나가는 사회, 그것이 천국 같은 세상일 것입니다. 우리 아이들이 이러한 세상에서 살기 원한다면 타인도 나와 같이 존중해야 합니다.
우리 자녀가 내 것만 중요하고 내 것만 잘 되는 것만 생각하는 것이 아니라 모두가 함께 같이 잘 되는 방법을 중요하게 생각하며 자랄 수 있도록 가르쳐야겠습니다.

조유나(김포대학교 유아교육과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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