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열린부모교육학회 2020년 12월 부모교육 칼럼-현정희 교수(김포대학교 아동보육과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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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열린부모 작성일21-01-05 09:28 조회34,068회 댓글2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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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열린부모교육학회 2020년 12월 부모교육 칼럼

어떤 기질이 가장 좋은 기질일까?

 

부모교육 현장에서 여러 자녀를 양육하는 부모들로부터 듣게 되는 이야기 중에 하나는 첫째나 둘째는 그렇지 않았는데 유난히 셋째 양육은 힘들다거나, 혹은 둘째 양육이 유난히 힘들다는 이야기이다. 그 이유는 내가 낳은 자녀들이라 할지라도 그 아이들마다 독특한 개인 고유의 특성을 가지고 태어나기 때문이다.
모든 아이들은 태어나는 순간부터 다르다. 생김이 다르고 울음소리, 수면패턴, 먹는 양, 활동 수준, 그리고 대소변을 보는 것까지 비슷한 아이는 있어도 똑같은 아이는 없다. 어떤 아이는 잘 먹고 잘 자지만, 어떤 아이는 동일한 환경이 주어져도 자주 울고 보채며 떼를 쓴다. 이러한 생애 초기부터 나타나는 정서 및 행동유형의 개인차를 기질이라고 한다. 즉, 모든 아이는 각기 다른 기질을 가지고 태어나 이를 바탕으로 각 개인의 고유한 정서 및 행동특성을 나타내는 것이다. Chess와 Thomas에 따르면, 활동수준, 규칙성, 주의산만성, 접근/회피, 적응성, 지속력, 반응강도, 반응역치, 기분특성 9개의 기질 구성요인을 토대로 아이들의 기질을 순한 기질, 까다로운 기질, 느린 기질 3가지로 분류하였다. 순한 기질의 아동은 먹고 자고 일어나는 일과활동이 규칙적이며, 쾌활하며 대부분의 시간을 행복해하고 즐겁게 생활한다. 그리고 새로운 환경에 쉽게 적응하는 특성을 보인다. 까다로운 기질의 아동은 자주 울고, 수면이나 식사 등의 일상적 습관이 불규칙하며, 부정적 정서 상태를 보인다. 느린 기질의 아동은 새로운 환경에 적응할 때 불안해하며, 활동성이 낮고 새로운 환경이나 활동에 적응하는데 다른 아동에 비해 좀 더 오랜 시간이 필요하다.
 그렇다면 어떤 기질이
가장 좋은 기질일까?


 

답은 ‘부모가 선호하는 기질은 있으나 좋고 나쁜 기질은 없다’ 이다. 기질은 혈액형과 같은 것이라고 생각한다. 자신이 선호하는 혈액형이 있을지는 몰라도 좋고 나쁜 혈액형이 없는 것과 마찬가지로 기질 또한 그러하다. 그 이유는 혈액형과 기질 모두 타고난 것이기 때문이다, 인간은 누구나 선천적으로 타고난 것으로 인하여 차별 받아서는 안 된다. 그리고 여기서 생각해 볼 문제는 자녀의 기질과 관계없이 부모로서 자녀 양육은 어려운 일이라는 것이다. 그러다 보니 부모는 자녀를 양육함에 있어 각자의 경험과 신념, 그리고 자녀의 기질 특성을 토대로 자녀 양육에 대한 태도를 갖게 된다. 실제로 자녀의 기질은 부모의 양육태도에 영향을 미치며, 부모의 양육태도 역시 자녀의 기질에 영향을 미친다. 수줍고 소심한 느린 기질의 아동이라 할지라도 부모가 자녀의 반응에 참을성 있게 기다려주고 수용적으로 양육하며 환경에 대한 자녀의 대처방식을 부드럽게 촉진하여 준다면, 자녀는 조금씩 외부세계에 자신감을 갖고 반응할 수 있게 된다. 반면 긍정적이고 순한 기질의 아동이라 할지라도 부모가 지나치게 스트레스를 주고 억압적인 양육태도로 자녀를 대한다면 자녀는 외부 자극과 환경에 소심해질 수 있다. 이처럼, 타고난 기질이 어떠하든 부모의 양육태도에 따라 자녀는 이 세상에 잘 적응해 나가기도 하고 혹은 어려움을 겪게 되는 것이다.
자녀를 잘 양육하고자 노력하는 부모는 자녀의 기질에 따라 부모의 양육태도를 변화시키는 것이 필요하다. 아동의 기질적 유형과 환경간의 조화를 조화적합성(goodness-of-fit)이라고 한다. 자녀의 기질특성과 중요한 환경적 요인 중에 하나인 부모의 양육태도가 잘 맞을 때 자녀는 잘 적응하고 성장하며 발달해 나가는 것이다. 짧은 글에서 모든 것을 다룰 수 없기에 오늘은 자녀와 부모의 조화적합성을 높이는 방법에 대해 이야기 해보고자 한다.

첫째, 조화적합성을 높이기 위해 부모는 우선, 자녀의 기질적 유형을 잘 파악하는 것이 필요하다.

내가 만난 많은 부모들은 순한 기질을 가진 자녀를 까다로운 기질의 특성을 가진 아이라고 생각하는 경우가 많았다. 그리고 느린 기질을 가진 자녀를 순하다고 이야기하는 경향성을 보이기도 한다. 그러니 부모라 할지라도 내 자녀의 기질을 잘 알지 못하는 경우가 많다고 할 수 있다. 부모는 기질에 대한 정확한 정보를 가지고 자녀를 잘 관찰하며 자녀의 타고난 기질을 확인하고자 노력해야 한다.

둘째, 자녀의 기질을 있는 그대로 수용해 주어야 한다.

자녀의 기질 특성을 정확하게 파악했다면 타고난 기질에 대해 수용하는 부모의 태도는 매우 중요하다. 부모들은 간혹 자녀가 가지고 태어난 특성에 대해 “누굴 닮아서...” 혹은 “날 닮아서...”라는 표현을 쓴다. 두 가지 표현 모두 바람직하지 않다. 두 표현 모두 자녀를 하나의 독립된 인격체로서 인정하기 보다는 부모에게 예속된 존재로 보는 시각과 자녀의 기질에 대한 평가가 포함된 표현이기 때문이다. 따라서 자녀를 독립된 인격체로 존중하고 자녀가 보이는 정서 및 행동 특성에 대해 있는 그대로 인정하고 수용하는 태도를 갖는 것이 필요하다.

셋째, 부모 자신의 양육태도를 점검해야 한다.

양육태도는 양육자가 자녀에 대해 취하는 일반적인 태도와 행동들로 양육태도는 부모의 자녀에 대한 기대, 부모의 양육 경험, 부모역할이나 결혼생활에 대한 만족도, 자녀를 갖게 된 동기 등의 부모 요인과 자녀의 수와 성별, 특성, 기질 자녀의 부모에 대한 태도 등의 자녀요인, 그리고 부모역할과 태도에 대해 우리사회에서 추구하는 문화적 가치 등의 사회적 요인의 영향을 받게 된다. 부모 자신의 양육태도를 점검하기 위해서는 부모 자신에 대해 돌아보고 이해하는 것이 선행되어야 한다.

넷째, 부와 모의 양육태도를 일치하도록 노력해야 한다.

주 양육자가 부모라면 자녀의 부와 모의 양육태도의 일치성을 높이는 것이 필요하다. 같은 행동을 했을 때 부모의 반응이 다르다면 아직 옳고 그름에 대한 판단이 명확하기 않은 어린 자녀의 경우 혼란스러움을 느끼게 된다. 최소한의 기준을 갖고 부모가 일관성 있는 태도로 자녀를 대하는 것은 매우 중요하다. 이를 통해 자녀는 자신의 행동에 대한 결과를 예측하게 되고 이를 통해 안정감을 갖게 되며, 이는 이후 긍정적인 자아개념과 자아존중감, 그리고 나아가 자아효능감을 갖도록 하는데 도움을 주기 때문이다.

 
이처럼 자녀의 타고난 특성에 따라 부모의 양육태도를 맞추어 가려는 노력은 자녀가 이 세상에 잘 적응하여 성장하고 발달해나가는데 매우 중요하다. 나의 부모로서의 특성이 자녀와 잘 맞는다면 보다 적은 노력이 요구되지만 잘 맞지 않는다면 많은 노력이 요구되어진다. 분명한 것은 자녀의 특성이 어떠하든 부모는 끊임없이 노력하는 존재라는 것이다. 부모는 자녀가 태어나는 순간 함께 태어나며, 완성된 모습이 아니기에 자녀에게 좋은 부모가 되고자 끊임없이 노력해나가야 한다는 것이다. 그리고 좋은 부모가 되기 위한 첫 걸음이 자녀의 타고난 특성을 이해하고 수용하며 이에 적절한 양육에 대한 태도와 행동을 하고자 노력하는 것이라고 생각한다. 나 역시 오늘도 좀 더 좋은 부모가 되고자 노력하고 있다.
  • 김포대학교 아동보육과 현정희 교수
  • 발행
  • 2020-12-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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noise님의 댓글

noise 작성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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