열린부모교육학회 굿네이버스 6월 칼럼-아동의 놀이권-장혜진(대구대학교 유아교육학과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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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열린부모 작성일19-07-05 12:21 조회27,162회 댓글0건본문
열린부모교육학회 2019년 6월 부모교육 칼럼
‘놀이권’이란 과연 무엇일까요?
지구인에 대해 전혀 알지 못하는 외계인에게 다섯 살 아이에 대해 설명을 해야 한다면 어떤 것을 말해주시겠습니까? 하루에 식사를 세 번 정도 하고, 달콤한 간식을 먹는 걸 좋아하고, 밤이 되면 잠을 자고, 또 노는 걸 좋아하니 놀 수 있는 시간을 줘야 한다고 말할 수도 있겠지요. 이 질문은 뉴질랜드의 유치원에서 아동권리에 대해 알아보는 유아의 활동 중에 있었습니다. 아이의 존재 자체를 설명하는 것과 아동권리를 설명하는 것이 참으로 닮아 있다는 것이 새삼 신기합니다. 우리 아이들에게 같은 질문을 한다면 어떤 이야기를 할까요? 아이들은 식사나 잠에 대한 것보다는 장난감이 필요하고 일이나 공부를 계속 시키면 안 된다는 대답을 더 많이 했습니다. 생존에 관련된 권리를 더 당연한 것으로 여긴 것도 있겠지만 아동이 무엇보다 놀이를 중요하게 생각하고 있음을 보여주는 결과입니다.
우리 아이들에게 중요한 놀이, ‘놀이권’에 대해서 알아볼까요? 아동의 ‘놀이권’은 생소할 수도 있지만 아동권리협약 제 31조는 아동이 충분히 쉬고 놀아야 할 권리가 있다는 걸 알려줍니다. 노는 것도 하나의 권리라는 것입니다. 놀이권이 생존권, 보호권, 발달권, 참여권과 같은 기본권과 관계가 없는 것처럼 보일 수도 있지만 아이들의 놀이를 조금만 들여다보면 노는 것은 아이가 건강하게 살고, 스스로를 보호할 수 있게 하는 것이며, 자신의 발달을 돕고, 참여할 수 있는 기회를 제공할 수 있습니다. 놀이권을 통해 단순히 노는 것을 허용하거나 기본적인 권리에 놀이권을 추가해야 한다고 주장하는 것이 아니라 오히려 아동의 기본적 권리 안에 놀이권이 존재하고 있습니다. 아동에게 놀이는 매우 본질적인 문제로 놀이권도 아주 기본적인 권리 중의 하나입니다.
아이들에게 놀이권이 있다는 걸 인식한 부모는 아이가 잘 놀 수 있도록 도와주려고 할 것입니다. 하지만 아이의 놀이권을 어떻게 보장해줄지에 대해서는 세심하게 생각을 해야 합니다. 놀이권을 보장하기 위하여 부모가 놀이를 계획하고, 그 계획에 따라 아이가 놀 수 있도록 하는 것은 놀이권을 보장하는 것이 아닙니다. 어떤 부모들은 아이가 잘 놀았으면 하는 바람을 실현시키기 위해 주말마다 놀이 장소를 바꾸어가면서 찾아가고 놀이의 효율성을 위해 자신이 계획한 대로 아이의 놀이를 끌고 가기도 합니다. 놀이권은 아이의 것인데 아이의 놀 권리를 위해 정작 부모가 놀 권리를 뺏어버리는 결과가 되어 버립니다.
우리 아이들의 놀이권도 중요하지만 아이가 놀이 시간을 단순히 소비하도록 해서는 안 됩니다. 그렇다면 우리 아이들의 놀이권을 지켜주기 위해서는 어떻게 해야 할까요?
우리 아이들의 놀이권도 중요하지만 아이가 놀이 시간을 단순히 소비하도록 해서는 안 됩니다. 그렇다면 우리 아이들의 놀이권을 지켜주기 위해서는 어떻게 해야 할까요?
부모들이 위와 같이 약속을 지켜줄 때, 아이는 자신이 좋아하는 놀이를 선택하고, 놀이하는 것 자체를 즐거워하면서 자신의 삶의 일부로 사랑할 수 있을 것입니다.
- 글 장혜진(대구대학교 유아교육학과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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