열린부모교육학회 2021년 6월 부모교육칼럼-이현진교수(대구카톨릭대학교 유아교육과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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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열린부모 작성일21-08-05 17:31 조회9,572회 댓글0건관련링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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열린부모교육학회 2021년 6월 부모교육 칼럼
코로나 19 상황을 살아가는 아이들을 위해
세상에는 무서운 것이 많습니다. 어둠, 귀신, 가난, 전쟁, 유령, 천재지변…. 사람들마다 두려움을 느끼는 대상과 정도는 차이가 있겠지만, 이런 두려움들이 정말로 두려운 이유는 그 두려움을 야기하는 대상에 대해 잘 모르기에, 그래서 이후 무슨 일이 벌어질지 모르는 불확실성과 불예측성 때문에 두려운 것이 아닐까 싶습니다.
과학적 지식을 이해하고 수용할 수 있는 성인들조차 이 상황에 대해 공포를 느끼고, 일상생활이 무너지고, 그로 인한 경제적 손실로 힘들어하고, 스트레스를 느낍니다. 과학적 정보에 대해 정확한 이해가 어렵고 수용이 힘든 아이들은 실체를 알 수 없는 공포에 더 막연한 두려움 속에서 지내고 있지는 않을까요? 코로나 19로 인해 매일 규칙적으로 다니던 유아교육 기관, 학교 가는 날이 계속해서 달라지고, 새로운 온라인 수업 방식에 제대로 적응하지 못하고 있지는 않을까요?
입학이나 개학의 기쁨을 누릴 틈도 없이, 친구들과 일정한 거리를 두고, 대화조차도 자제해야 하는 생활 속에서 소외감이나 관계 단절을 경험 하는 건 아닐까요? 마스크가 ‘몸의 일부’가 되었다고 표현할 정도로 온종일 착용하고 지내고 있는 아이들의 안쓰러운 일상이 그들의 마음도 가려버린 것은 아닐까요? 일상이 무너지고, 주변에서 코로나 19에 대한 무서운 얘기는 계속 들려오는 상황 속에서 아이들의 막연한 불안감과 우울감은 커질 것입니다.
어른들이 지키라고 하는 것들, 혹은 하지 말라 하는 것들을 열심히 노력하여 지키고, 그래서 감염은 되지 않았지만, 친구도 없이 코로나 세상에 갇혀서 견디고 있는 아이들입니다.
이렇게 막연한 공포 속에서도 애를 쓰며 버티고 있는 아이들에게 어른들은 “공부 안 하느냐?”, “성적이 왜 떨어지느냐?”, “매일 집에서 빈둥거리고 아무것도 안 하고 지내냐?”, “왜 휴대폰만 보고 있느냐?” 등의 잔소리만 하고 있다면, 아이들은 억울하고 분할 듯합니다. “아무것도 안 하다니? 지금도 이렇게 애써 견디고 노력하며 버티고 있는데!”
어른이 힘들면, 아이들은 더 힘듭니다. 아이들 마음 챙김이 필요한 상황입니다. 아이들에게 코로나 19로 힘든 점은 없는지 진심으로 물어봅시다. 아이들의 지금 기분은 어떤지, 무엇이 힘들고 어려운지, 어떤 생각들을 하는지 물어보고 들어줍시다.
이런 상황에서도 건강하게 지내주는 것만으로도 충분히 감사하며, 우리 어른들이 아이들에게 무엇을 해주어야 할지 그들에게 진심으로 귀를 기울여 봅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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